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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욱익 칼럼⑤] 환상뿐인 '전기차', 해결 과제는 '산더미'

기사입력 2016.10.23 23:25



최근 국내 자동차 관련 미디어에 최근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 있다. 전기차를 앞세워 마치 내일이라도 혹은 근미래에 전기차가 도로를 뒤덮을 것이라는 다양한 예측과 검증 불가능한 가설들이다. 언제부터인가 테슬라와 엘런 머스크의 이름 역시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되었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형 교통수단이 활성화 되려면 해결해야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 허구를 파는 사나이의 꿈 

물론 전기차는 언젠가 보급될 것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강하게 주장하는 것처럼 근미래는 아니다. 내연 기관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10년에도 못 미친다. 친환경과 효율성을 강조하며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 역시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들의 행보는 생각보다 느리다. 

전기차 이전에 토요타가 비슷한 맥락으로 선보인 양산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대중화되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자세히 따져보면 전기차는 그다지 친환경적이지도 않고(희토류 사용과 배터리 폐기 문제 등) 대중화되려면 사회 기반 시설을 뒤엎는 과감한 결정까지 필요하다. 현실을 들여다보면 친환경주의자와 이상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되려면 앞으로 두 세대 정도는 지나야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전기차 하면 엘런 머스크라는 인물을 떠올린다. 테슬라 모터스를 설립한 엘런 머스크에 대한 환상과 맹목적인 추종 세력들은 늘 그의 행보에 대해 응원을 넘어선 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테슬라 모터스는 지난 4월 인터넷을 통해 계약금 1000달러를 지불하면 모델3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고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계약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객 인도 시기는 2017년과 2018년. 우선 테슬라 모터스가 주장하는 30만 대라는 수치가 얼마나 허구인지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을 고려하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현재 단일 차종으로 연간 30만 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토요타, GM 정도이다. 짧게는 60년 길게는 100년 넘게 자동차를 생산한 회사들에게도 단일 차종 30만 대 생산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의미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국내 자동차 총 판매량이 매년 약 150만 대 정도인 것에 비춰보면 연간 5만 대 정도를 생산하는 테슬라 모터스에게 30만 대 생산은 그리 만만치 않은 숫자이다.

여기에 기존 자동차 메이커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인 품질 관리까지 합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엘런 머스크는 2025년까지 연간 200만대 생산 시설을 갖춘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참고로 2015년 기준 현대자동차의 연간 내수, 수출 판매량이 496만대 정도였다.  


◆ 충전 시설 구축과 시민 의식도 문제 

전기차 보급에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인 충전 시설 확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시설을 확충 한다 하더라도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주유소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한국 소비자들이 주유소에서 머무는 시간은 약 7분 내외. 

전기차 급속 충전 방식을 도입한다고 해도 주유소 이용 시간에 미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기차 초기에는 주행거리에 대한 의구심이 가득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늘렸다. 다만 주행거리가 늘어난 만큼 충전 시간이 줄었느냐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확실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다. 

충전 시간을 줄였다 해도 충전소를 설치할 부지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무료로 운영되던 국내 충전소가 지난 4월부터 유료로 전환되었다는 점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현재 전기차 충전소는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와 마트 등에 설치되어 있으나 충전 속도는 최소 2시간 이상 정도 걸린다. 급속 충전기를 도입한다고 해도 최소 30분 정도인데 이 역시도 부족한 실정이다. 

2016년 10월 기준 서울시에 등록된 전기차는 총 1261대인데 충전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16년 상반기 등록 대수가 60대에 그친 서울시는 보조금을 늘리고 급속 충전소를 늘리고 다양한 혜택을 내 놓았지만 실제 전기차를 구입하려는 수요는 크게 늘지 않았다. 


전기차를 판매하는 일부 자동차 메이커와 정부는 충전소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정책도 내놓았다. 하지만 공공시설이 아닌 아파트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개인주택에서 아파트로 주거 형태가 바뀌면서 주차 문제는 심각해 졌고 전기차를 위한 충전시설과 주차장을 별로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주민자치단체와 사용자 간의 마찰은 여러 번 소개되었다. 

마트나 공공시설에 설치된 충전 시설에는 일반차들이 주차하는 예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으며, 충전소를 찾는 다고해도 다른 차들의 충전 시간을 기다릴 만큼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물론 내연기관 자동차가 영원할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보다 효율적인 기관이 대체를 하겠지만 언론이나 자칭 전문가들이 떠들어대는 것처럼 근미래는 아니라는 점이다. 더군다나 100년을 넘게 이어오면서 개선된 현재의 교통 체계와 기타 사회적인 시스템을 바꾸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자명한 사실. 

엘런 머스크나 전기차 신봉자들은 내연기관이 100년 넘게 개선을 거듭한 제반환경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친환경과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런 내용들이 그들이 원하는 진실인지도 알 수 없다. 이미 그들은 ‘전기차’통해 다른 이익도 충분히 얻었다는 점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다.       

글/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