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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희의 車문화 여행②]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클래식카

기사입력 2016.08.16 20:04 / 기사수정 2016.08.16 20:09

10박 11일의 유럽 여행 일정을 시작한 곳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였다. 일정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맞춰 잡았기 때문이었다. 유럽에서 규모가 크기로 손꼽히는 모터쇼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홀수해마다 열린다. 

유럽에서 열리는 모터쇼는 스위스에서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만 본 적이 있는데, 매년 열리고 화제가 되는 차들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규모 면에서는 짝수해에 프랑스에서 열리는 파리 모터쇼와 독일을 대표하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훨씬 더 크다. 

어차피 독일에서 시작하는 여정을 계획한 만큼, 기왕이면 궁금했던 모터쇼를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몇몇 브랜드가 새차와 함께 역사적으로 중요한 올드카를 전시할 예정이라는 정보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신 새 모델과 연결고리가 있는 과거의 차를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모터쇼 방문을 일정에 넣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알파 로메오가 전시한 줄리아 TI 슈퍼와 줄리아 TZ2였다. 모두 1960년대에 나온 차들로, 조만간 양산을 시작해 판매할 예정인 신형 줄리아를 돋보이게 만들려는 의도로 준비되었다. 


신형 줄리아는 알파 로메오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스포츠 세단이고, 한동안 쓰이지 않던 이름을 부활시킨 모델이다. 함께 전시한 클래식 모델은 줄리아라는 이름이 지닌 상징성과 모터스포츠에서 활약했던 스포츠 이미지를 통해 새 모델에 역사적 정통성을 부여하려는 의미도 있다.


1963년에 선보인 줄리아 TI 슈퍼는 소형 4도어 세단인 줄리아의 고성능 모델이다. 타입 105라는 개발명으로 만들어진 줄리아는 알파 로메오 스포츠 세단의 기틀을 다진 모델이기도 하다.

작고 다루기 쉬운 차체에 당시 일반 승용차로는 강력한 1.6리터 엔진을 얹었고, 전시된 TI 슈퍼는 경주 출전을 염두에 두고 두 개의 카뷰레터를 써서 성능을 더 높였다. 덕분에 당대 웬만한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을 내어 큰 인기를 얻었다.


함께 전시된 줄리아 TZ2는 줄리아 세단의 엔진 등을 활용해 만든 경주용 스포츠카다. TZ2라는 이름은 파이프를 입체적으로 용접한 스페이스프레임 구조를 뜻하는 투볼라레(Tubolare), 차체 디자인과 제작을 맡은 카로체리아 자가토(Zatago)의 머리글자, 시리즈 두 번째 모델을 뜻하는 2를 더한 것이다. 

각진 모습의 줄리아 TI 슈퍼와 달리 줄리아 TZ2는 차체가 낮고 날렵한 2도어 쿠페이지만, 뼈대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들은 줄리아의 것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 많다. 1965년에 만들어졌으면서도 지금 보아도 아름다운 모습이어서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 높은 모델이기도 하다. 특히 12대만 만들어진 희소 모델이어서 무척 반가웠다.


다른 쪽에서는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아 더 특별해 보이는 차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는 보르크바르트 이사벨라였고, 다른 하나는 곡고모빌 TS 250 쿠페였다. 


보르크바르트(Borgward)는 1960년대 초반까지 자동차를 생산했던 독일 회사다. 한때 중견급 회사로 나름의 입지를 차지하고 있던 보르크바르트는 자동차 역사에서 50년 남짓 물러나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 중국 자본의 뒷받침으로 부활의 시동을 걸어,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 이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새 모델을 내놓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 전시한 이사벨라는 과거 보르크바르트의 인기 모델 중 하나였다. 물론 새로운 보르크바르트는 SUV를 중심으로 모델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지만, 이사벨라는 1950년대 기준으로 매력적인 디자인을 지닌 2도어 쿠페여서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곡고모빌 TS 250 쿠페는 특이하게도 완성차 업체가 아니라 변속기 전문 업체인 게트락의 전시장에서 볼 수 있었다. 곡고모빌 TS 250은 1960년대에 BMW에 흡수 합병된 한스 글라스(Hans Glas)가 1957년부터 만든 초소형 승용차다.

스쿠터보다 조금 더 큰 250cc 엔진을 얹은 이 차가 게트락 전시장에 놓인 이유는 게트락이 개발한 셀렉트로마트(Selectromat)라는 반자동 변속기가 쓰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설립 80주년을 맞은 게트락의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된 혁신 기술 중 하나가 셀렉트로마트였다. 구조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게트락이 변속을 쉽게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일찍부터 해왔음을 보여주는 차가 곡고모빌 TS 250 쿠페였다.


그 밖에도 랜드로버는 1970년에 나온 초대 레인지 로버, 포르쉐는 1977년에 나온 935 경주차, 시트로엥의 프리미엄 브랜드 DS는 데뷔 60주년을 맞은 DS의 후기형 모델을 전시했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 전문 튜닝 업체로 유명한 브랜드는 클래식카 복원 및 관리 전문 브랜드인 브라부스 클라식의 전시장을 따로 만들어 여러 대의 올드 메르세데스-벤츠를 전시했다.


모터쇼에서는 대개 최신 모델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전시된 여러 클래식카와 올드카는 대중에게 점점 더 매력적인 존재가 되고 있으며 관련 시장과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다음 회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좀 더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던 곳인 클라식 슈타트 방문기가 이어진다.

글/ 자동차 칼럼니스트 류청희